posted by Madein 2007. 8. 1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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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에서 1300만명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독일 쾰른에서 보았다. 개봉전 기대도 컸다. 한국 뉴스와 평론가들의 평은 칭찬 일색이었다. 올해 독일에서 개봉한다는 소식에 가슴 뿌듯했다. <대한민국>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가 독일 영화관에 걸린다는 그 자체에 기분이 설레는 것, 이것을 애국주의라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외국에 있다 보면 대한민국, 한국제에 뭉클함이 더 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냥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도 꼭 1300만이 본 영화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영화이기 때문에 시간 쪼개서 극장에 갔다.

개봉 3일 후 찾아간 쾰른의 영화관에는 나와 2명의 독일인이 영화상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고방송이 나오는 내내 관객이 더 오겠지, 더 많이 와야 하는데 하는 심정이 절로 들었다. 영화관 주인도 아니고 봉준호 감독과 일면식도 없는 내가 그러고 있었다.

별 다섯 개 받으며, 평론가들의 호평 속에, 인구 5000만명에 1300만명이 본 히트 영화가 독일인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가 보다. 재미없었나 보다. <괴물>은 이렇게 독일 영화관에서 금세 사라졌다. 나도 내용면에서 후한 점수는 속으로 주지 않았다. '이런 영화를 1300만이나 본 것, 우리 한국 이상한 것 아니야 또 평론가들은 뭐야'라는 속엣말도 나왔다. 그래도 더 내 가슴이 아팠던 것은 우리 영화를 내가 그 넓디넓은 영화관에서 단지 두 명의 독일인과 보았다는 것이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의 기자가 `괴물`이 독일에서 개봉될때 직접 독일에 가서 겪은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