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Madein 2007. 8. 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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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문자 설명은 맨 아래 설명)

미학으로 분석하면 괴롭다. 이런 영화는 분해하지 말고 미덕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영화 디워 말이다. 유명한 평론가가 극찬하고 유럽 3대 영화제에서 멋진 트로피도 받은 영화가 상영했다. '인간의 내면을 열정적으로, 폭력적으로 때로는 아름답게 묘사했다. 놀랍다. 전율했다. 명작이다' 라고 평가하는 이도 있지만, '잘 모르겠어요. 망치로 누군가의 머리를 내리찍고, 뺀찌로 산 사람 이빨 뽑고... 전 이런 영화 별로 안 좋아해서요. 중간에 나왔어요' 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르게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건 영화와 수학문제는 다른 종족이란 점이다.


디 워 LA 메이킹 10 :
드래곤은 날고...


영 화는 꿈, 망각, 상상, 회상, 공상, 써커스, 롤러코스터, 깜짝이벤트, 두려움, 무의식, 원죄... 이런 것과 더 관련이 많은 것 같다. 때문에 영화, 소설, 만화 예술은 감상하는 이의 뇌우주의 판단에 좌우된다. 때로는 공통적인 뇌우주가 집단행동을 한다. 지금까지는 평론가, 대학교수, 기자로 대표되는 이끄는세력 엘리트들이 '참 잘했어요' 도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지기 전까지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초딩, 중딩, 고딩조차 당당히 네티즌 세력 정수 번호표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 시대 전에 초딩, 중딩, 고딩은 소숫점 번호표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현재 유명한 평론가 한 명의 평가를 네티즌 몇 십명이 뒤바꿀 수 있다. 그 네티즌이란 존재 속에는 초딩, 중딩, 고딩도 뒤섞여있고 그들의 의견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고 골라낼 수도 없다.

각 설하고 이 말을 하고 싶었다. 현대에는 영화, 소설, 만화, 게임 등 전반에 걸쳐서 과거 민담 같은 성격을 띤다. 즉, 고상하고, 우아하고, 정밀하고, 고도로 정밀한 이야기, 플롯, 캐릭터에서 탈피해서, 엉성해도, 투박해도, 권성징악이 단순해도, 가벼워도, 결말이 뻔해도, 주인공이 고뇌하지 않아도, 성장하지 않아도, 유치할지다도, 만약 그 작품이 쉽고 재밌고 신나면 괜찮다는 의미다. 즉, 유치했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동네에 떠도는 민담, 설화 그런 이야기 느낌이다.

현 대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 유연해졌고, 따뜻해졌고, 보수화되었고, 소박해졌고, 개인화되었고, 다정다감해진 사회다. 전 세계 잘 나가는 대도시일수록 더욱 그런 경향이 짙다. 영화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영화평론가, 잡지기자, 대학교수, 영화전문가는 아닐지 몰라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취미고 여가고 심심풀이 땅콩이고 연애질의 필수 항목이다. 일반 사람들은 영화속에서 어렸을 적 순수했던 자아를 엿보고 싶어한다. 소년의 모험, 몬스터와의 전투, 우정, 승리와 보물, 여자를 지켜냄, 마을 사람의 찬사. 신데렐라를 꿈꾸는 소녀, 당당하고 매력적인 공주, 2세를 순산, 평화로운 가정,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편, 공부 잘 하고 좋은 직업을 택해서 잘 사는 자식들... 최근 현대인은 이런 정서가 깔려있는, 바라보는 영화에 돈을 지불하고 싶어한다. 칙칙하고, 더럽고, 짜증나고, 너덜너덜하고, 진절머리나도록 질질 끌고, 질퍽하고, 아픈 내면을 파헤치는 그런 영화는 설싸 명작이라고 소문 나더라도 돈 내고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전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직도 전문적인 식견으로 영화를 매니악하게 즐기는 전문가풍 관객들은 도처에 깔려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초딩, 중딩, 고딩의 정수번호표 네티즌 세력은 엄청나다. 그들이 재밌다면 재밌는거다. 부모님도 자식이 좋아하는 영화를 같이 보는 시간을 간직하고 싶어한다. 자식과 같이 영화관에 가서 난도질하는 싸이코, 처절하게 수렁으로 빠져드는 남주인공, 여주인공의 반영웅 행적을 즐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갈수록 가족 유대가 소중해진다. 가족이 볼 수 있는 꿈이 담긴 영화, 디즈니가 잘 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쨌든 디즈니는 사탕발림이라는 비난속에서도 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것이다. 디즈니가 실재로 캐리비언의 해적은 아니잖은가.

LA 스텝들은 심형래 감독을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미스터 심(Mr Sim) 같은 애칭을 불러줘서 친근감을 표현하고 자신은 속물이 아니라는 의사표현 하기를 좋아하는 생활습관이어선지는 몰라도 LA 스텝들은 심형래 감독을 '한국의 스필버그'라고 종종 부르곤 했다.

무릎팍 도사를 다운받아서 봤더니 LA 촬영에서 하루에 2억 정도 깨진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 정도 들었을 것이다. 잘 나가는 전문 스텝들의 임금, 배우 개런티, 로케이션 사용료, 사무실 임대료, 베이스 캠프 대여료, 트레일러, 식사, 엄청난 엑스트라...

움직이는 호텔수준이라면 과장이지만 움직이는 모텔급 수준은 되지 않았나 싶다. 촬영이 어디서 하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한국 상황에 비하면 혹자는 좀 느리게 진행된다고 할지도 모른다. LA 에 한국인과 동거동락하는 다양한 사람들(남미인, 태국인, 베트남인, 흑인, 중국인...)들이 한국과 관련된 말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감사합니다" "죄송..." "안녕하세요." 심감독이 요긴하게 써먹은 100만불짜리 노래 "아리랑?"...... 아니다. 정답은 "빨리 빨리"

어디서 촬영하든지 넓은 주차장은 반드시 확보되어 있고, 식사도 괜찮고, 디저트도 괜찮고, 촬영장에 마련된 간식거리도 요긴했다. 간식거리는 남미부부가 작은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준비해왔는데, 한번은 라면, 닭도리탕도 있었다. 실제로 닭도리탕과 거의 유사한 음식이 남미에도 있었던 거다. 생각해보니까. 고추, 감자가 남미에서 한국에 왔고, 닭은 남미에도 있을테고, 비슷한 음식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지도 모른다.

아 침은 원하는 사람만 주문해서 먹으면 된다. 햄버거, 오므라이스, ... 나름대로 골라서 먹을 수 있다. 간단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각종 과일, 또는 나처럼 도너츠에 블랙커피도 괜찮았다. 떡볶기와 보리차가 찰떡 궁합이듯이 도너츠와 블랙커피도 그랬다. 한국인에겐 케익만큼 달작지근한 도너츠와 씁쓰름한 블랙커피를 입속에서 쩝쩝거리면 아침으로 충분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침에 늦게 오면 도너츠는 동나고 없었다.

드래곤이 타고 올라간 73층 건물인가를 촬영할 때는 폼나게 건물에서 놀아난 것과는 무관하게 스텝들에게 다른 촬영 장소보다는 덜 아담했다. 일요일이긴 했지만 대도시 건물이라 큰 식당을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건물 뒤쪽 수화물 내리고 올리는 주차장을 잡아서 썼는데 그리 썩 쾌적하지는 않았다. 파리도 날리고... 드래곤은 우아하고 웅장하게 날랐지만 스텝은 그 빌딩에서 파리와 함께 점심을 나눠먹었다. ^^;

그때 특별히 초대된 일본인 스시 요리사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준 초밥, 스시, 김밥 등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일본말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말했지만, 일본 요리사는 투박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내 발음이 그렇게 나빴나?

(계속)


출처 : 국제 범용 문자 '곧글&순글' godgul.com
        블로그 먹는 악어새 '크로버드' crobird.com  

(참고: 그림속 문자 설명)
dragon 로마자를 기준으로 왼쪽 아래는 곧글 수평표기(평상시 사용),
                        사진 왼쪽은 곧글 수직표기(특별한 경우에 사용)
                        오른쪽 아래는 순글 수평표기(평상시 사용),
                        사진 오른쪽은 순글 수직표기(특별한 경우에 사용)

어떤 문자인지, 어떻게 읽고 쓰는지는 godgul.com 방문하셔서 오른쪽 메뉴에
'곧글&순글 핵심 정리'의 그림 설명을 보시면 90%는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수직표기법 설명은 수일내로 올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