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Madein 2007. 8. 26. 17:32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영화의 자존심인 영화 '디워(D-war)'가 오늘 800만관객수를 돌파했습니다. 배급사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디워'는 어제 25일 전국 관객 14만8천271명을 모아 누적 관객 791만2천656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늘까지의 관객수를 합쳐 80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배급사 쇼박스(SHOW BOX)

posted by Madein 2007. 8. 21. 19:56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 워> 의 주인공 제이슨 베어가 내한했다.

첫 한국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한 어조로 이무기 전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의를 읽을 수 있었다.


허남웅 기자 한국에는 당신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로스웰> 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제이슨 베어

정말인가? 금시초문이다.

정말 기분이 좋다. 대단한 인연이다. 당신도 팬인가?


허남웅 기자 <로스웰> 은 보지 못했지만 <디 워> 는 봤다. 영화는 봤나?


제이슨 베어

심형래 감독의 LA 사무실에서 TV로 봤지만 스크린으로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인터뷰가 끝나는 대로 극장에서 볼 예정이다.

스케일도 크고 사운드도 엄청나

청룡열차 타듯이 극장에서 봐야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남웅 기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제이슨 베어

스크립트를 먼저 받았다.

한국의 전설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라 굉장히 새로운 내용으로 다가왔다.

창의력도 풍부하고 판타지적인 요소도 강해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 후에 프리비주얼을 봤다.

스크립트를 대략적으로 감안하고 보더라도 잠재력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


허남웅 기자

한국의 이무기 전설이 모티브다.

미국 사람으로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제이슨 베어

굳이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극중에서 내가 맡은 이든 역시도

어린 시절 이무기 전설을 들은 기억은 있지만 완전히 이해를 못 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한국의 전설이나 신화에 대해 모르고 작업에 임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오히려 촬영에 들어가 이무기 전설에 대해 들었던 어린 시절 에피소드와

성장해서 이를 새로이 발견하고 깨달아가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연기가 쉽지 않았다.


허남웅 기자

<디 워> 의 내용의 핵심은 '환생' 과 관련이 있다.

500년 전 한국인이 미국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개념이 잘 이해되던가?


제이슨 베어

환생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재미있는 요소로 받아들였다.

사실 영화라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관객에게 경험하도록 하는 건데

설득력 있는 연출이 받쳐준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래서 <디 워> 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사람이 보든 잘 받아들일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허남웅 기자

아시아 문화에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고 보니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한 <그루지> 의 주인공 ‘더그’ 를 연기하지 않았나?


제이슨 베어

아시아와 관련해서는 어릴 적부터 매력을 느껴왔고 본능적으로 동양 문화에 끌려왔다.

어쩌면 내가 전생에 아시아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종종 한다. (웃음)

하지만 <디 워> 와 <그루지> 모두 작품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독창적인 작품이란 점도 작용했다.


허남웅 기자

이무기는 어떻던가?

할리우드 괴수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면이 느껴지던가?


제이슨 베어

물론 할리우드영화에도 뱀이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하지만 이무기처럼 규모도 크고 환상적인 괴수는 본 적이 없다.

내 생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명체인 것처럼 미국 관객 역시 그렇게 받아들일 것 같다.


허남웅 기자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는 할리우드영화와 유사하다는 반응도 있다.

한국적인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나?


제이슨 베어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의 500년 전 병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미국 관객에게는 새롭게 다가올 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라

개인적으로도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한국적인 요소와 할리우드적인 요소가 잘 배합돼 있어 <디 워> 라는 영화를 통해 미국 관객은

한국 문화와 전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한다.


허남웅 기자

평생에 맡고 싶은 역할이 슈퍼맨이라고 들었다.

이든 역시도 일종의 슈퍼히어로다.

절반의 꿈을 이룬 기분이 어떤가?


제이슨 베어

내게 슈퍼히어로는 슈퍼맨이 아니라 할아버지다.

그래서 꿈꾸는 역할은 할아버지다. (웃음)

사실 이든이라는 역할은 배우로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든은 어린 시절 한국의 이무기 전설에 대해 생전 처음 듣게 되고

이것이 운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게 실제 이야긴가?’, ‘정말로 믿어야 하는 건가?’ 하는 내면적인 갈등을 겪게 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을 믿는 것, 또는 자신에 대한 신념의 은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자신의 내면에도 영웅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런 요소를 관객들이 간파할 수 있게끔 연기를 하는 것이 내 몫이었다.

그런 점에서 <디 워> 는 슈퍼히어로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원해서 되는 영웅이 아니라는 점에서 독특한 지점이 있다.

결국 본인 스스로가 그런 힘을 자각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으로 나아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허남웅 기자

하지만 스크린상에 보이는 이든의 캐릭터는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심형래 감독과는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나?


제이슨 베어

캐릭터뿐만 아니라 이야기에 대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과 방향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든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접근했던 부분은,

전생에서 겪었던 무시무시한 경험을 성장해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야 하는가였다.

이든이 어린 시절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완전히 이해한 상황은 아닐 거라고 분석했다.

점차 상황이 진행되면서 이런 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데

그 시점과 드러내는 방법을 위해 심 감독과 오랜 시간 의논했다.


허남웅 기자

한국에서 심형래 감독은 독특한 지점에 위치한 연출자다.

코미디언으로 이름을 날린 후 감독이 된 경우인데 그와의 작업은 어땠나?


제이슨 베어

언어 장벽이 있긴 했지만 영어를 어느 정도 구사했고

연기 지도도 말로 설명하기 힘들면 동작으로 설명하는 등 활동적인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다.

질문에서도 밝혔듯이 심 감독은 정말 코미디언 기질이 뛰어나

연기 지도를 하면서도 종종 코미디를 구사했다.

재미있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든이라는 캐릭터가 우습게 보이면 어떡할까 잠시 고민도 됐다.

그래서 코미디는 코미디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해서 내 것으로 소화하는 식으로 연기를 했다.

에피소드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지만 액션을 ‘액쑝’ 이라고 강렬하게 발음해서

바로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웃음)


허남웅 기자 촬영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제이슨 베어

심형래 감독은 열정이 넘치고 남을 웃기는 재주도 뛰어나 겉으로는 여유 있게 보였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본인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고

주변사람들에게 기대하는 바도 큰 것 같았다.

나는 감독의 그런 점을 높이 산다.

한번은 LA에서 도심 전투 장면을 촬영한 적이 있었다.

호프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탱크가 몰려오는 장면이었는데

LA 시 당국에서 처음에는 촬영을 불허했다.

그런데 심 감독 자체가 ‘노’ 라고 절대 말을 안 하는 스타일이라

촬영은 곧 ‘오케이’ 될 거라고 자신했다.

그렇긴 해도 우리 입장에서는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촬영 당일에 보니까

세 군데 블록을 막아놓고 탱크도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대를 마련해 놓았더라.

그것이 할리우드와는 다른 작업방식이었는데

처음 접해보는 거라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해내는 그의 성격이 인상적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허남웅 기자 가상의 이무기를 상대로 연기를 해야 했는데 그런 경험도 처음이지 않았나?


제이슨 베어

맞다. 처음이라 그 부분이 사실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상상하는 장면과 감독이 상상하는 장면이 일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며 호흡을 맞췄다.

의견 일치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한국어와 영어가 난무하는 상황이라 묘사를 딱 떨어지게 맞추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는 서로를 믿을 수밖에 없다.

감독을 믿고 비주얼팀을 믿고 그들의 지시에 따라 연기를 했다.

대신 그 상황에 맞는 감정과 의도가 잘 드러나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었다.


허남웅 기자 <디 워> 의 연기는 오래전에 마쳤는데 그 후 준비한 작품이 있나?


제이슨 베어

최근 뉴욕에서 <프로스트 Frost> 라는 영화의 촬영을 마쳤다.

<프로스트> 는 캐릭터 중심의 독립영화다.

30대 남성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이 남자가 존재론적인 위기에 닥쳐서 새로운 모습을 찾아간다.

그런 점에서 <프로스트> 는 <디 워> 와 닮았다.

<디 워> 는 내게 있어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과 마찬가지였으니까.


[필름2.0 / 글 : 허남웅 기자 / 사진 : 김주영 기자]


posted by Madein 2007. 8. 20. 17:15
 

【서울=뉴시스】

‘디워’는 근래 들어 가장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논란을 남겼다.

이런 논란이 일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픈 시점도 곧 올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있다. 대중만족도의 문제가 그것이다.

물론 비평계의 대중만족도 예견과 실제 대중 반응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디워’에서 만큼 극명하게 동떨어지지도 않는다.

이는 각종 논리를 다 동원해도 속 시원히 설명되지 않는다. 애국심 논리, 계급갈등 조장 논리도 한계가 있다. 인터넷으로 바라본 대중은 실제로 ‘디워’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듯 보인다.



이 특이한 현상은 인문학이나 대중심리학을 들이대 파악될 일이 아니다. 보다 건조한 상품이론을 접목시켜봐야 한다. 그 중에서도 신상품 시장반응에 있어 얼리 어답터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을 접목시켜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특정 사회현상 및 이변 탓에 일반대중이 얼리어답터보다 먼저 신상품을 소비하게 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를 영화 시장으로 돌려놓고 생각해보자.

현재 한국 영화시장의 고정 관객층은 500만명 선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영화가 대표적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은, 개발도상국 이상 경제 규모를 지닌 국가의 고정 관객층은 인구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은 2500만명 선, 일본은 1500만명 선이다. 인도는 이보다 더 나아가지만,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 케이스다.

한국 시장의 영화 흥행은 이 500만의 고정 관객층 내에서 80?90% 소화된다. 중박은 이들 중 3분의 1, 대박급은 3분 2가 극장을 찾는다는 식이다. 그 이상으로 가는 영화는, 사회 이슈화를 이뤘거나 비고정 관객층의 대표격인 ‘어린이 관객’을 불러들일 수 있었던 아이템이다. 그러나 사회 이슈화도 일단 고정 관객층에게서 반향을 일으켜야 가능해지고, 어린이용 영화 역시 고정 관객층까지 소화 가능한 아이템만이 대형 배급에 들어간다. 이들은 영화산업의 바탕이다.

고정 관객층은 사실 다루기 힘든 계층이다. 영화 관람이 일상화 되었을 뿐더러, 그만큼 각종 콘텐츠에 익숙해진 계층이다. 영화에 대한 입맛이 까다롭고, 특출난 아이템이 아니라면 콘텐츠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 이들은 일종의 ‘준전문가’에 속한다. 때로는 전문가 이상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상품시장에서의 얼리어답터 기능과 매우 흡사하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개봉 첫주와 둘째주까지는 고정관객층 내에서만 영화소비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들이 초반 대중반응을 대변한다. 이후 대박급으로 확장돼 목소리 폭이 넓어져도 이들의 반응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대중반응 전체를 대변하게 된다. 미디어는 영화에 대해 개봉 초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미디어가 내보내는 대중 반응은 초반 반응 외엔 없다. 또한, 추가된 비고정 관객층 의견이라 해서 초반 반응과 다르지만도 않다. 비고정 관객층은, 선거로 치자면 일종의 부동층이다. 선발 반응에 영향을 받기 쉽다. 애초 영화 장르에 크게 관심 있는 이들이 아니다.

영화 비평이 이들 고정 관객층에 맞춰지는 것도 당연하다. 실질적 소비계층에 맞추는 것이 정석이기 때문이다. 고정 관객층 반응이 곧 ‘대중 반응’이 되고, 비평도 이들에게 맞춰지기에, 비평과 대중 간의 관계는 지금껏 큰 갈등 없이 유지될 수 있었다. 비평은 본래 기능인 대중만족도 예견, 대중의 감상 폭 확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다.

‘디워’ 논란은 바로 이 오래된 이해관계가 무너진 데 기인한다. 대중 반응 전체를 대변하던 고정 관객층이 초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외 계층, 비고정 관객층이 ‘때 이르게’ 엄청난 숫자로 극장에 도달해 저변 반응을 차지했다. ‘디워’ 첫주 흥행이 이것을 대변해준다. 첫주 300만 관객 동원은 거의 불가능한 수치다. 고정관객층 동원 논리로는 설명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양한 취향과 고집이 있고, 영화의 평균적 극장 공개일자와 관람 편의 상황에 대해 감각을 갖춘 고정관객층은 첫주에 한 영화로 몰려들기 힘들다. ‘디워’의 첫 주 300만 관객동원은, 특수상황에 의해 관객동원 ‘순서’가 뒤바뀌었다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뒤바뀐 순서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된다. 먼저 영화 홍보 툴이 닿지 않는 곳에서의 심형래 분전이 있다. 고정 관객층은 영화의 일상적 홍보 툴, 즉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나 연예 오락 프로그램, 인터넷 광고 등에 쉽게 노출되고 반응하는 계층이다. 그러나 심형래와 ‘디워’는 ‘인물론’을 일으켜 기존 영화 홍보 과정에서 등장하기 힘든 프로그램에까지 노출됐다. 일상적 홍보 툴에서도 심형래는 일반 연예인들에 비해 강한 효과를 발휘했다. 대중 정서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극했다. 일상적 툴에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 대중까지 끌어냈다.

또한, 영화 개봉 이전부터 노이즈 마케팅이 시작됐다. 이는 우연에 가깝다. 적어도 홍보사 측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심형래 개인 팬층이 열성적으로 비평가들의 ‘디워’ 혹평과 비관적 전망에 배싱을 퍼부었다. 이것이 심화되자, ‘디워’는 모든 사회적 대의 마케팅이 꿈꾸는 ‘개봉 전 사회 이슈화’에 성공했다. 때 이른 사회 이슈화는 최종 관람층을 최초로 옮겨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서부터는 비평계가 예견해내던 대중만족도가 틀어지게 된다. 비고정 관객층은 상대적으로 콘텐츠 만족도가 높다. 극장관람 자체를 이벤트로서 즐기는 성향이 강하다. 더군다나 사회이슈화로 끌어당겨진 관객층은 콘텐츠 내외적 감흥을 혼합해 관람을 즐긴다. 고정 관객층, 즉 극장관람이 일상적이고, 기본적으로 콘텐츠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며, 홍보요소와 콘텐츠를 철저히 구분하는 이들에게 맞춰졌던 비평 시각은 지지를 잃는다.

또한, 애초 고정 관객층이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도 존재했다. 반대의견에 열렬히 배싱을 가한 ‘디워’-심형래 열성팬 역할이 크다. 고정 관객층은 영화를 ‘이슈’로서 즐기는 계층이 아니라 ‘관람’ 자체를 즐기는 계층이다. 자기 의견은 아끼지 않지만, 치열한 논박을 즐기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인터넷 폭력 상황 속에선 아예 나서길 꺼려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디워’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대세 여론을 잡을 수 있었다. 결국 ‘시간차’의 문제였다. 공개 전에 하이프가 아닌 버즈가 먼저 나왔고, 뒤늦게 도착하던 계층이 가장 먼저 도착해 버렸다. 그리고 폭력의 문제도 있다. 대단한 의지나 뜻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영화 한 편 때문에 욕먹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결과는, ‘모두 다 좋다는데 비평가만 싫다 한다’로 귀착된다.

이런 점에서 ‘디워’의 대중 대 비평계 갈등은 궁극적으로 미디어의 자각을 요구한다. ‘대중반응’을 대체 무엇으로 판단하며, 어느 계층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하는지 말이다. 대중은 말 그대로 ‘한국 전체 인구’인가, 아니면 영화를 고정적으로 관람하는 실효적 소비계층인가. 또한, 인터넷 반응을 대중 반응으로 직접 대입하는 태도에 문제는 없나. ‘대세’에 반발하는 대중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 힘든 인터넷 폭력 상황이 펼쳐지고 있을 때마저도 그런가. 적어도 미디어는 이런 화두에 따른 대안적 기준을 시급히 제시해야만 한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fletch@empal.com

출처 : Tong - 나보다못한사람은없다님의 시원한 뉴스통